잔혹한 내전을 끝내고 돌아온 그가
역적 가문 출신 아내의 침소에 들겠다 하였을 때,
온 가솔이 그리 생각하였다.
당사자인 소현의 심정은 더욱이 참담하였다.
나는 이 사내의 아내다.
하나뿐인 정실이다.
그렇게 가까스로 용기 내어 남편을 맞이한 그 밤.
“소현아. 나랑 더러운 짓 하자. 응?”
사람을 작살처럼 꿰뚫어 버린다는 그 영친왕은,
짐승이 되어 버렸다.
《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