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에게 윤재는 가족 같은 오빠였고, 든든한 어른이었고,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곁에 머문 10년이란 시간은 딱 그만큼의 독을 품고 있었다.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지독한 실연의 상처에 아파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새로운 사랑에 주저하는 그를 보면서도 인영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윤재의 선 자리를 주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진 그녀는 마침내 그에게 진심을 고백하는데…….
“나더러 잘못했다고 하지는 마요. 누굴 좋아하건, 그건 내 자유라고요.”
“장인영.”
“여기서 자고,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