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비(妃)여
맹세는 돌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것이라 했지
“천지신명에게 약속해. 은리와 결이 오라버니가 혼인하였다고. 여기다 오라버니랑 은리 이름을 새겨.”
말 잘 듣는 꼬마신랑 세결은 주머니칼을 꺼내, 꼬마 신부 은리가 시키는 대로 둘의 이름을 나란히 새겨놓았다.
“칼로 돌에 우리 이름을 새겼으니, 금석지약이다.”
“쳇, 약조는 돌에다 새기는 게 아니지. 마음에 새기는 거랬다, 뭐.”
사유타의 황태자 이헌세결 13세
제나라의 태자비 담은리 8세
어린 시절 마음에 새긴 맹세는 배신과 음모로 얼룩진 세상에 고귀하게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