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만두 다섯 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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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헬로 애기씨’의 원작 소설입니다.

 

제안 이씨 종갓집 종손녀 이수하에게 어느 날 SH금융 기획실장 황도규가 찾아온다. 남자의 요구는 이수하가 살고 있는 이곳 화안당을 넘기라는 것. 제안 이씨 가문에서 머슴 살던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라나.

 

화안당이 세상의 전부인 이수하는 그의 청을 거절하지만, 황도규 이 남자. 무척이나 끈질기다. 집 팔 생각 있냐고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것도 모자라 팔 생각 있으면 전화하라고 손전화도 주고. 이제는 다단계에 끌려가 감금당했을 때 백마 탄 왕자님처럼 구해주기까지 한다.

 

집집 타령하더니 이제는 이수하 이수하 타령을 시작하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그리고 마냥 밉살맞기만 하던 이 남자가 갓 찐 김치만두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게 맘을 데워주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

 

수줍어, 서툴게 떨리는 내 입술 위로, 난생처음 남자의 입술이 닿았다. 나는 본능의 부름에 따라 나부시 입술을 벌렸다. 그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역시 난 너무 촌스럽단 말이다. 키스는 하고 있으면서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런 행동이 너무나 생경스럽다. 놀랍기도 하고 반쯤은 무섭기도 해 나는 그 남자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을 적까지도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검은 바다처럼 깊은 그 남자의 눈이 어느 순간 실바람 같은 미소를 머금은 듯싶었다. 그가 잠시 한숨을 쉬었다. 단호하게 명령했다.

“애기씨, 눈 감아.”

나는 최면에 걸린 로봇처럼 그의 명령에 따랐다. 눈을 감았다. 그러니 훨씬 더 쉬워졌다. 꽃잎처럼 맞붙은 우리의 입술은 다디단 꽃향. 마치 봄날의 단비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나 싱그럽게 서로에게 몰입되었다. 그의 혀와 입술이 새싹을 더듬는 보슬비의 감촉으로 유연한 내 입술을 건드리다가, 미약하나마 순응의 느낌을 발견하자마자, 이내 격한 소낙비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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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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