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은밀한 집착이 시작된다. “너 남자 친구 있어?” “없는데요.” “그럼 보름 뒤에 나하고 사귀어.” 처음 보는 순간부터 널 가지고 싶었어. “이제 나흘 남았어. 너한테 키스하는 날.” “미안한데 그 전에 이 집에서 나갈 거예요.” 그 집착에서 벗어나고 싶어 세린은 몸부림을 치지만……. “아저씨가 시키는 거 다 할 테니까 나 이 집에서 나가게 해 줘. 그 돈 내가 벌어서 꼭 갚을게. 그러니까 이 집에서 나가게 해 줘. 제발!” 그에게서 벗어나려 할수록 그가 만들어 주는 쾌락의 감각에 점점 물들어 가고……. “사랑하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어. 한 가지는 마음을 먼저 주고 몸을 나중에 주는 것,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몸을 먼저 주고 나중에 마음을 주는 것.”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칠수록 점점 쾌락의 노예가 되는데……. “가지고 싶으면 가져.” “무슨 소리야?” “아저씨, 나 가지라고. 줄 테니까 가지라고.” 그는 올가미고 덫이었다.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런 늪. [본문 내용 중에서] “흐읍!” 그의 손이 닿자 마치 불에 덴 것처럼 그녀의 온몸이 뜨거워졌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자극적인 감각과 그녀의 가슴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생경한 느낌에 세린은 견디지 못하고 두 손으로 재빨리 그를 밀쳐내었다. 세린에게 밀쳐진 태하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세린을 향해 씩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세린을 향해 다가가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쥐었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세린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곧 태하의 두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서 자리에 앉혔고 자리에 강제로 앉혀진 세린은 소리를 빽 질렀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세린이 화난 표정으로 소리쳤지만 태하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너랑 키스하잖아.” “이런 거 싫어요.” 다시 세린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태하의 두 손이 그녀를 강제로 앉혔다. 또다시 태하의 입술이 세린을 향해 다가가려는 순간, 세린의 손바닥이 그의 뺨을 때렸다. 철썩, 하는 소리가 실내에 가득 울려 퍼졌다. 태하는 맞은 뺨을 잠시 손으로 감싸 쥐고서 세린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그러더니 먹잇감을 사냥하는 야수처럼 재빠른 동작으로 세린의 두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소파 위로 그녀를 눕힌 뒤 그 위로 자신의 몸을 겹쳤다. “놔, 이거 놓으라고!” 세린이 소리를 쳤지만 태하는 놓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올라타고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반항하면 더 하고 싶어져.” 그렇게 말을 한 뒤 끈적한 시선으로 세린을 내려다보던 태하가 키스를 할 듯 조금 더 가까이 세린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에게서 벗어나려 세린이 온몸을 비틀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태하의 몸은 여린 세린이 감당하기에는 육중했고 꽉 잡혀 있는 두 팔목은 견고한 올가미에 걸린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입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세린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세린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자 키스를 하려던 태하의 입술이 세린의 얼굴 위에서 잠시 멈칫했다. 그러자 고개를 옆으로 돌린 세린이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말 쓰레기다.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 한층 격앙된 목소리로 반말까지 세린이 지껄이자 태하는 흥미롭다는 듯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빠가 전에 그랬잖아. 외롭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