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원하면 널 지옥에서 구해 줄 수도 있다는 말이야.” 하연은 도무지 그가 하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하연의 얼굴 앞으로 겸의 얼굴이 다가온 것은 순식간이었다. 피할 틈도 없이 그의 입술이 성마르게 다가와 하연의 입술을 물었다.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하연은 피한다거나 그를 밀어낼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예고도 없이 다가온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물고 빨자 하연은 정신이 어질했다. 맞닿은 입술에서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뜨거운 감각이 일고 솜사탕이라도 먹는 것처럼 단맛이 났다. 촉촉한 입술의 감촉이 그녀의 생각을 완전히 지배해 버렸다. 순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이 하연이 온몸을 휘감았다. 농락당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왠지 모르게 위로를 받은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그 예전 그날처럼,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리던 그 손길의 따스함이 그의 입술에서 느껴졌다. “지금 우리가 계약 연애를 하는 사이가 맞다면.” “…….” “키스 정도는 해도 되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