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봐, 잘 빨면서.”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 수행 비서의 실수로 안정제를 복용하지 못한 이수는 옆좌석 남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불량스러운 옷차림을 한 남자는 형식적으로 뱉은 감사 인사를 넙죽 물어 버리고, 본의 아니게 신세를 지게 된 이수는 하는 수 없이 남자가 요구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만남을 갖게 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잘 정제된 현이수의 삶이 불순물 같은 남자에게 잠식되기 시작한 건. “입 더 벌려. 그래서는 대가리도 다 못 삼켜.” “아니…… 윽!” 입 안을 채우는 거대한 용적에 이수가 주춤대며 고개를 물렸다. 자꾸 미적대는 게 못마땅하다는 듯 음순을 깨물어 버리는 잔악함에 살집 없는 골반이 경기하듯 튀어 올랐다. 하지 말라고, 이건 너무 버겁다고 엉덩이를 들썩대 봐도 허리를 움켜쥔 손은 점점 더 조여 올 뿐이었다. 한창 일할 시간에 남자와 뒹굴고 있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원초적이다 못해 퇴폐적이기까지 한 자세는 상황을 되짚어 볼 새도 없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들쑤셨다. 스물아홉 현이수 인생에 이런 이변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