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짝사랑하는 여자가 나였어요?” “그래. 난 네 감정을 몰랐으니까.” “정말 둔한 남자예요.” “너도 둔한 걸로 말하면 만만치 않아. 어떻게 내 마음을 모를 수 있어?” 오빠의 친구이자 과외 선생님이었던 혁준을 10년간 짝사랑한 잎새. 사실은 혁준 또한 잎새를 사랑했지만 그녀에게 고백할 수 없었다. 혁준의 초라한 배경이 못마땅한 잎새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기에……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외면한 채 지내던 어느 날 그들은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간의 시간을 보상받는 듯 사랑을 확인한다. 뜻하지 않게 과거로 돌아간 혁준과 잎새! 1988년의 권혁준과 구잎새는 마음껏 사랑할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읍, 하.” 아름다운 향연이 또 시작되려고 했다.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와 그녀의 달콤한 소리. 그건 힘들게 찾은 기쁨의 소리였다. “또, 또 하시려고요?” “이제 겨우 한 번이야.” “욕심쟁이.” “아주 바람직하고 정당한 욕구라고.” 혁준은 그녀의 입술을 다시 덮쳤다.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 입술을 벌렸고 혀와 혀는 다시 엉켜들었다. 그의 키스로 인해 부풀어 오른 입술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젖가슴에 도착한 그의 입술은 도장을 찍듯 마음껏 붉은 흔적을 만들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막대사탕을 제 것이라며 빨아먹듯이. 절대로 남에게 줄 수 없는 것, 바로 권혁준의 것이었다. “으, 하.” 그녀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혁준은 그녀의 두 다리를 벌리고 이번에는 머리를 내렸다. 이번에는 완벽하게, 더 확실하게 가지고 싶었다. 혀로 그녀의 안을 살짝 핥았다. 마치 솜사탕을 입에 대었을 때 느끼는 그것과 비슷하게 부드럽고 달콤했다. “안, 안 돼요. 냄새 나는데.” “우리 냄새야. 너와 나의 사랑이 섞인 냄새라고.” “윽. 하.” 그녀의 은밀한 곳에서 흘러나온 물이 그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멈추지 않고 혀를 움직였다. 그녀의 그곳은 그의 입술과 혀에 완전히 포로가 되어 버렸다. 물이 오를 때로 오른 한 송이 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랑스런 여자였다. “널 원해.” “저도 원해요.” “널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끝이 없는 사랑의 고백은 또 한 번의 기적을 낳았다. 혁준은 그녀의 속 깊숙이, 끝까지 자신을 밀어 넣었다. 잎새는 혁준과 사랑하는 관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을 떠났다. 그의 몸집은 점차 빨라졌고 그런 그를 더 깊숙이 받아들이기 위해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렸다. 상상해 보지도 못했던, 처음으로 느껴 본 쾌락과 열망이 몸 안에서 점점 더 커져 나갔다. 쾌락은 쉼 없이 온몸을 난도질해 대며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그와 한 몸이 되어 절정에 이르는 순간 그의 고백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사랑해. 구잎새. 정말 사랑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그의 계속되는 고백을 듣지 못했다. 화려한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연이어 천둥 번개가 내려쳤기 때문이었다. 하늘의 구멍이 생겨날 만큼, 귀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쿵쾅. 쿵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