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당돌한 제안을 받은 그날 이후, 그는 틈만 나면 그녀를 만나서 안았다. 처음엔 서툴던 그녀는 이제 농익은 몸짓으로 그를 애태우기도 하고 달랠 줄도 안다. 한 달, 그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의 오산이었다. 한 번 터져 버린 욕망은 도무지 가라앉질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를 안을수록 더 커지고 더 깊어졌다. 마치 김채원이라는 늪 속에 풍덩 빠진 기분이었다. 태준은 꾹 감은 눈을 천천히 치켜떴다. 검은 눈동자가 빛을 뿜을 것처럼 번뜩였다. “아직은 아니지.” 그래, 아직은 아니다. 그는 이 늪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가 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들끓었다. “김채원. 난 널…… 계속 안을 거야.”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멈추지도, 배려하고 싶지도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더 강하게, 그녀의 안을 그로 채우고 싶다. 잊을 수 없도록, 잊지 못하도록 파헤쳐서 각인시키고 싶다. 그녀가 강태준이라는 남자를 지울 수 없도록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