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다시! 1

· 도서출판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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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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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 den här e-boken

헤어진 전남편과 5년 만의 재회. 만약 그와 다시 만난다면, 5년 전 비참했던 모습을 덮을 수 있을 만큼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가 앗아간 자존심과 자존감을 전부 회복한 모습이어야만 했다. “우리, 결혼하자.” 이런 황당한 말만 아니었더라면, 이루어졌을지도 모르는 바람이다. “내가 왜요? 착각하지 말아요. 그때처럼 순수하지 않아요, 저.” 그때보단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제 그만 내 인생에서 꺼져요.” *** “왜 이래요?” 재인은 아예 희건을 향해 의자를 돌려 앉았다. 차라리 빨리 보내고, 일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뭐가?” “왜 귀찮게 굴어요?” “내가 귀찮아?” “네. 귀찮고, 재수 없어요.” 재인은 여전히 5년 전에 입은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 아직도 피가 나고, 고름이 차있었다. 시간이 더 흐른다고 해도 아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좋아하잖아.” 희건의 말에 재인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니터라도 뜯어 그에게 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나랑 자자, 재인아.” “뭐?” “재수 없다며? 그러니까, 나랑 자자고.” 지금 무슨 얘길 들은 걸까. 재수 없단 말에 왜 자자는 말이 돌아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왜?” 재인은 속이 뜨거웠다. 자신을 우습게 아는 그에게 이 뜨거운 분노를 전부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혼할 사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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