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노력한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여자 여정인 죽을 생각으로 찾아간 한강, 거기서 처음 만난 남자 박준후 “죽기 딱 좋은 날이네. 별도 예쁘고, 달도 예쁘고.” “죽기에는 날이 너무 덥지 않나? 좀 더 기다렸다가 선선해지면 죽는 건 어때?” 죽기에는 너무 더웠던 어느 날, 그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준후와 하룻밤을 보낸 정인의 심장에 그가 자리 잡기 시작하는데…… “말해 봐. 뭔데?” 여자가 아랫입술을 다시 질끈 깨무는 게 보였다. “말해 보라니까 그러네.” 준후는 계속해 보라는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요…….” “응. 너랑 뭐?” “나랑 자요.” “응?” 순간 웃고 있던 준후의 얼굴이 괴기스럽게 변했다. 웃는 거 같기도 하고 놀란 것 같기도 하고 찡그린 것도 같은. “그러니까, 그…… 자자는 말이 단순히 잠만 자자는 말은 아니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니까, 그, 하자는 거지? 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