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불륜, 그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불륜이라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최소한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도덕적 잣대이다. 그것은 배우자를 속이는 일이며, 때로는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명확한 것은, 불륜을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이란 도덕적 정당성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몸에 나쁜 음식이라도 맛 때문에 먹는 경우가 있고, 술과 담배를 줄여야 하지만, 그 짜릿한 즐거움에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시대의 중년들은 참으로 힘들고 서글픈 존재들이기도 하다.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도 못한다. 자신이 청춘 시절에 꾸었던 꿈과 희망도 있었지만, 이제 그것마저 어느 정도 사그라들어 미래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희미해진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나쁜 맛, 즉 불륜의 맛에 끌리게 된다. 꿈도, 미래도 없는 일상에서 유일하게 중년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것, 유일하게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 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게 도덕적 정당성만 강조하기에는 유난히 하고 싶은 것이 불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불륜을 대하는 철학과 자세’가 필요하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이기에 우리는 이것에 대한 나름의 자세를 정립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은 불륜을 권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불륜을 꼭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들에게 올바른 자세와 철학을 전달하고 싶다. 그리고 기왕할 것이라면 어떻게 더 아름답게 할 것인지, 그리고 아내와 가정에 대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도 함께 말하고 싶다. 나쁜 짓을 아무 생각없이 하는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다. 하지만 나쁜 짓인줄 충분히 알고, 왜 내가 그것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깨닫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더 이해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결혼생활이란 정말이지 인생에서 참으로 기기묘묘한 모순 덩어리이기도 하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그 결혼이 오히려 사랑을 식게 만들고, 나중에는 그저 ‘의무감’이라는 이름의 쇠사슬로 서로를 묶어 두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년의 어쩔 수 없는 슬픈 사랑, 나는 그 사랑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