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갈망 3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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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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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어. 밤새 비서 잡아먹어서 졸도 시켰단 소린 듣기 싫으니까.” 거친 숨을 뱉어낸 남자의 서늘한 일침이 귓전으로 파고들었다. 호기롭게 나선 주제에 고작 이거냐는 조롱거리에 유나는 입술을 감쳐물었다. 다정한 말 따윈 하지 않는 그의 야속한 성정에 상처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입이 썼다. “기…절 같은 거 안 하니 걱정 마세요.” 뭉근하게 풀린 눈가에 힘을 준 유나가 애써 뱉어낸 말에 태준의 반듯한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등줄기를 타고 오른 전율이 머릿속을 너저분하게 울렸다. 기껏 참아낸 눈물이 긴 꼬리를 달고 창백한 뺨을 따라 흘러내렸다. “…이제 상무님 눈에 제가 여자로 보이긴 하나요?” 늘 그렇듯 애가 아니라. 그 질문에 차태준이 황당하다는 웃음을 흘려보냈다. “이게 어떻게 애새끼 몸이야. 여자 몸이지. 많이 컸네. 민유나.” 목울대를 긁고 나온 저음에 담긴 감정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유나는 그가 자신을 민 비서가 아닌 이름으로 불렀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게 뭐라고 좋았다. 비록 하룻밤 상대에 불과하지만, 그토록 갈망하는 남자의 품에 안겼으니. 그녀에게 그는 하늘이었다.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려준 사람. 그래. 그는 어른이었다. 어른답지 못한 이들만 보았던 유나의 일생에서 처음 보는 어른. 의지하고 싶고, 바라보고 싶고 곁에 있고 싶었다. 다시없을 황홀한 밤에 후회 같은 건 없었다. 오히려 기뻤다.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와의 하룻밤 기억으로 마침내 그를 떠날 수 있을 테니. 태어나 처음으로 가진, 지독하게 쓸쓸한 삶에 유일하게 가진 우아한 갈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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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그레이스입니다. 멜로한 로맨스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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