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난 키스를 하면 끝까지 가야 되는데.” 끝까지? 채온의 심장이 졸깃해졌다. 언젠가 이런 일탈을 꿈꾸긴 했었다. 막상 닥치자 그녀는 망설여졌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내려다보는 그의 눈길이 애절하면서 다급했다. 그렇지만 구걸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동의를 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동의를 구하는 눈빛이 너무 섹시하다. 스물아홉의 마지막 일탈,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 그는 어차피 이탈리아에 사는 사람이다. 이 시간 이후로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미치도록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채온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를 올려다보며 도발했다. “끝까지라면 어디까지를 말하는 거죠?” 강준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키스할 듯 다가온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지나 그녀의 귓가에 머물렀다. 더운 숨과 함께 나른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채온 씨, 몸 속 깊은 곳까지.” 심장이 파르르 떨린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꽉 맞닿은 몸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다. 그녀의 하복부에 뜨겁고 단단한 것이 닿았다. 질척한 욕망이 꿈틀거렸다. “느껴져?” 채온은 숨을 삼켰다. 하복부를 찔러대는 단단한 감각에 그녀의 온몸을 마비시켰다. 금방이라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목이 꽉 잠겨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자 강준의 입가에 만족한 미소가 어렸다. 그녀를 삼킬 듯이 두 눈을 빛내며 그가 입술을 움직였다. “이걸 거기 넣을 거야.” 오래 전부터 사소한 인연으로 얽혀 있던 두 사람, 상처를 보듬어주며 서로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몸정에서 시작된 이들 관계는 어떻게 끝이 날까? “……진지하게 한 번 만나 볼래요?” “이유는?” “그냥……, 강준 씨를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