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은 지옥같은 집안에서 벗어나려 만인의 연인이자 평생의 우상이었던 황민혁과의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녀의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순진한 줄 알았더니, 남자 제대로 꼬실 줄 아네.” “저, 민혁 씨!” “미안하다며? 강제로 끌고 와 억지로 결혼한 놈 만들었으면, 이 정도는 각오했어야지?” 행복의 시작인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그렇게 나락으로 처박힌다. 그와의 결혼 생활 내내 하연은 민혁에게 철저히 유린당하고 무시당하면서도 그를 사랑한 나머지 쉽게 곁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데.... “사랑은 말입니다, 사장님.” 살짝 삐뚤어진 넥타이를 처음으로 고쳐 주며 당차게 내뱉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사랑을 낭비라는 남자에게 희망은 없다. 그동안의 짝사랑이 아까워 그의 가슴 언저리에 조금이라도 닿길 바랐던 시간들이 비통하지만, 손가락 한번 튕기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할딱이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려고요. 그러니 이제 사장님과.... 으읏.” “거짓말도 적당히 해야 귀여운 거야.""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아는 남자, 어디를 어떻게 만지면 금방 자지러져 까무러치는지 정확히 아는 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순식간이었다. 하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단호히 그의 손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더는 사장님의 개가 될 생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