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와 하나는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했으나 결혼 8년 차가 된 지금 쇼윈도 부부로 지낸다. 용재는 일에 매진하느라 가정에 소홀했고, 임신에 거듭 실패한 하나는 불면증을 앓는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기만 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느 날의 짧은 외출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어머, 저기…….”
보조석에 앉아 있던 수진이 손가락으로 인도를 가리켰다. 운전 중이던 용재는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힐끔 쳐다보다가 이내 눈이 커졌다.
하나가 자기 몸집의 반이나 되는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메고, 한 남자와 웃으며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새롭게 뭔가 한다는 느낌은 있었다.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는 분위기를 그가 놓칠 리 없었다. 그런데 그게 남자라니…….
“이제 자기 나한테 오는 거야?”
수진은 기어를 잡은 용재의 손등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소곤거렸다. 하지만 용재는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보이지도 않는 하나의 모습을 찾느라 백미러만 힐끔거릴 뿐이었다.
열애와 결혼, 그 후의 이야기! 《외출》
스내치
바가지 긁는 마누라.
잔소리쟁이 엄마.
수다쟁이 막내딸.
애교 많은 막내며느리.
하지만 글만 쓰고 싶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