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식이 천천히 방문을 닫자, 시은이 이불을 걷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대에서 내려온 시은이 책상 위에 올려 있던 자신이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윗옷을 챙겨 입고 팬티를 집어 들던 시은이 움직임을 멈추고는 시선을 내렸다. 시은이 손을 사타구니로 가져왔다. 허리를 살짝 숙인 시은의 손이 음부를 살짝 훑으며 지나갔다. “형수님!” 우식이 그런 시은을 뒤에서 와락 안았다. 놀란 시은이 몸을 움찔했다. 우식이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닌가 했다. 마음이 변한 우식이 자신을 방으로 끌고 들어가 약속을 어기고 섹스를 하려 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한 힘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지게 만든 자신의 모습이 우식의 핸드폰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 자신을 무력하게 만들 거라 생각했다. “삼촌!” 시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우식을 불렀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킬게요.” 우식의 말에 시은이 순간 안도했다. 최소한 오늘만큼은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말이다. 그래도 아쉬웠다. 우식이 지금이라도 그 영상을 지우고 오늘 있었던 일을 잊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우식을 그렇게 만든 것은 자신의 판단 착오였음을 모른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