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준비된 느낌이었다. 소파에 다리를 걸치고 사타구니를 드러내고 짙은 애무를 받던 주은도, 다른 남자의 아내에 소중한 곳을 거침없이 애무하던 선우도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여기까지 온 듯한 느낌이었다. 첫 섹스를 가진 이후 단 며칠 만에 주은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선우를 만나기 이전 어느 여자처럼 섹스에 대한 욕망이 들끓던 여자가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그만큼 새로이 둘러쓴 야누스의 얼굴은 모든 것을 빠르고 확연하게 바꾸어 놓고 있었다. 이전의 두 사람 모습은 어딘가로 사라진 채 자신들만의 뜨거움을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욕정의 불꽃을 마구 피워대는 열정의 남녀처럼 보였다. 또 다른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정석, 서영과는 다른 빛깔의 불꽃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