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에게 찾아온 이번 여름은, 습하고 불쾌한 계절이었다.
‘사랑이 그 둘 중 하나잖아. 인생의 귀인이든지 귀신이든지.’
그러던 중, 장마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은진은 동기 준우와 재회한다.
아니, 우연처럼 그녀를 찾아온 사랑을 만났다.
은진은 제 말을 들어주는 준우의 뭉근한 눈빛이 좋았다.
그런 안정적인 눈빛을 가진 사람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추적이는 빗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시던 밤,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리라는 걸 예감했다.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아니 부서질 대로 부서진 여름이,
청명하고 산뜻한 계절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
입술과 입술이 포개지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았다. 물방울 위에 또 다른 물방울이 겹쳐지는 것처럼 달콤함이 더 큰 달콤함을 덧입는다.
그러려던 게 아닌데, 정말 그러려던 게 아닌데, 은진은 두 손으로 준우의 뺨을 감싸 쥔 채 실낙원에 숨어든 여인처럼 그의 입술을 훔쳤다.
“지켜주신다면서요.”
“너, 오늘 밤에 조심해야겠다.”
나직한 웃음과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당기듯 아랫입술을 벌린 준우의 혀가 입안으로 밀려드는 순간 은진은 지탱할 곳이 필요한 것처럼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붙들었다.
달콤한 자극이 입안 구석구석 닿지 않은 곳 없이 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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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