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나니 천재 작곡가 겸 프로듀서 한태하와 그를 짝사랑하는 매니저 정예린의 험난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러지 말라고요. 이러지……. 거칠게 제 입술을 빨아대는 태하의 가슴을 잡힌 손목으로 원망스레 쳐대면서도 예린의 입술이 태하에게 매달린다. 예린의 뺨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이 입술을 적셨다. 눈물 젖은 예린의 입술 사이로 밀고 들어온 태하의 혀가 뜨겁고 뜨겁다. 언제 그렇게 서럽게 울었었나 싶게 본능이 살아 꿈틀댄다. 혀와 혀가 얽히고 뜨거운 욕망만이 차 안에서 출렁인다. 태하가 예린의 작은 얼굴을 거머쥐고 본격적으로 그녀의 입속을 파고들었다. 예린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예린에게 문제 될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한태하의 입술이, 예린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예린과 태하는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 가졌다. 아쉬운 듯 입술을 떼어내며 숨을 헐떡이는 예린과 태하다. 마주보는 두 사람의 눈이 더 이상 뜨거울 수 없을 만큼 뜨겁다. 태하가 피식 미소 지으며 예린을 다시 당겨 안는다. “달다, 예린아. 생각했던 거보다 더.” 태하의 품에 안긴 채 예린은 당황스럽다. 제 뒷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달다는 낯 뜨거운 말도 천역덕스레 뱉어내는 태하가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태하와 키스를 나누다니. 어쩌다가? 방금 태하의 입술을 놓칠세라 매달리고 매달리던 여자가 정예린이 맞긴 한 건가? 태하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예린이다. “이제 우리 사귀는 거야.” “…….” “응?” 예린이 대답이 없자 태하가 다그친다. ‘당신이 사귀자는 말은 그냥 잠깐 놀자는 말인데, 그런 줄 아는데. 어떡하면 좋아. 당신을 가지고 싶어. 당신 곁에 있고 싶어. 그게 사랑이 아니라도. 난 이제 어떡하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