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대성물산 사장 장태주 앞에 첫사랑이 나타났다. 5년 전 태주의 뒤통수를 치고 사라져버린 윤서영 백혈병에 걸린 태주의 아들 인성과 함께 “그래서 나한테 필요한 건 골수뿐이란 말이지?” “네, 그럼 다시는 당신 귀찮게 하는 일 없어요.” 태주의 행복을 위해 서영은 다시 사라지기를 원하는데…… “어쨌든 우리는 이제 법적인 부부야.” 태주는 계속 느물거렸고 듣다 못한 서영은 발끈 용기를 모아본다. “아뇨, 그럴 순 없어요. 당신이랑 같은 방을 쓸 수는 없다고요.” “괜한 헛고집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가 파혼까지 하고 너와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인성이 때문이라면 굳이 우리가 같은 방까지 쓸 필요는 없어요.” “아니, 인성이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같은 방을 써야 해. 적어도 인성이한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여야 하니까.” 속이야 곪든 터지든 아들에게 좋은 부모로 비춰지는 것이 태주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인 듯 보였다. 그게 태주에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면 인성이 나을 때까지, 그래서 이곳에 머물러야 할 동안만이라면 서영은 그 까짓 연극 못할 것도 없다 싶었다. “그게 당신한테 그렇게 중요하다면 인성이 방에서 지내면서 그런 척 해볼게요.”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각방을 쓰지는 않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