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간의 계약으로 인해 부부가 된 두 사람. 쇼윈도 부부의 정석과도 같은 삶을 살며 계약이 끝나는 날 진행할 이혼을 기다린다. 하지만 계약은 마음속 깊이 끓어오르는 욕망을 숨기기 위한 껍데기일 뿐. 이혼할 날이 다가올수록 아내를 향한 욕망과 집착에 휩싸이는 성재는 결국 아내 하늘에게 손을 뻗는다. *** “결혼하고도 왜 너한테 내가 눈길 한번 안 준 줄 알아?” 보드라운 곡선을 이루는 아내의 아랫배에 입술을 찍으며 묻자 그녀가 심상한 듯 대답했다. “제가 성재 씨 눈에 차는 신붓감이 아니었으니까요.” 아니, 너는 내게 언제나 과분했다. 과분한 너를 바라보는 순간, 계약이 끝나면 이혼해 주겠다는 너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걸 막연하게나마 짐작했기에 애써 시선을 외면했을 뿐. 나는 아내의 살결을 느끼며 음모를 혀끝으로 살살 간질였다. “염치도 없이 성재 씨한테 결혼하자고 매달렸으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내는 어떤 부분에선 역겨우리만치 욕심이 많았으나 내가 해야 할 남편의 의무에 관하여는 지독하리만치 욕심이 없었다. 나는 여하늘의 탐욕(貪慾)에 분노했고 무욕(無慾)에 절망했다. “너를 내버려 둔 건 나를 이용하는 괘씸한 신부를 벌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단정한 터럭을 가르고 새빨간 탐욕이 응축된 정염의 살덩이를 그녀의 점막에 맞붙였다. “흣, 으읏.” “이제 보니 그건 나를 향한 형벌이었어.” 아내는 애욕을 숨기지 못하고 질척한 체액을 듬뿍 쏟아 내고 있었다. 가식 없는 육신에 나는 좌절하고 또한 전율한다. “이 예쁘고 야한 몸을 옆에 두고 많은 밤을 허비했잖아.” 단단하게 부푼 클리토리스를 혓바닥으로 지그시 문지르자 바들바들 떨리는 아내의 사타구니가 단단하게 오므라들었다. “무려 1년하고도 6개월이나.” 하지만 나는 움츠러드는 아내의 마음만큼은 견딜 수가 없어 뻣뻣해진 그녀의 허벅지를 팔로 얽고 감춰진 밀부를 활짝 벌렸다. 내 것이 되었으나 단 한 번도 가질 수 없었던 나의 아름다운 소유물을 비로소 가지려 한다. “아니, 평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