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이러면 안 되죠.”
그와의 키스, 포옹. 그리고 그의 손길과 입김.
애림은 자신이 어떻게 그를 밀어낼 수 있었는지 의아했다.
고단하고 잿빛뿐인 희망없는 일상 속, 사는 의미도 재미도 없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살아 있음을 일깨워 주는 건 오로지 그 남자, 김선후만이 주는 감각뿐이었다.
“나 데리고 장난치는 게 좋아요? 재미있어요?”
“그러는 넌 날 밀어내는 게 좋아? 내가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만 해?”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 5년만에 다시 운명처럼 만난 남자.
그렇지만 초라한 세계에 사는 자신과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남자, 김선후.
애림은 그에게 끌리면서도 진심을 억눌러야만 했다.
김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