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아, 진짜 미쳤어. 어쩌지? 이안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는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졌다. 제후를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이란 감정 없이 호감만으로 남자와 섹스를 하게 되다니,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안은 여자의 감정과 섹스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소릴 어디서 들은 것도 같은데 그건 다 날조되었다고 투덜거렸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그런 남자와 어떤 얼굴로 아침을 맞느냐는 것이다. 새벽의 경계를 이미 지나고 아침햇살이 서서히 밀고 들어오는 이 시점에. 제후가 다시 뒤척였다. 그녀의 허리를 휘감은 팔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이안은 때를 놓치지 않고 상체를 일으켰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벅지를 휘감은 그의 다리를 자신에게서 떼어내기 위해 들어 올리던 이안의 눈이 경악으로 커졌다. 어맛! 반사적으로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그러나 저도 모르게 손가락 사이가 벌어졌다. 남자의 그것을 본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좀 부드럽게 생겼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건지 그것이 마치 잠에서 깬 듯 서서히 커다래졌다. 서서히 커지는 것을 바라보는 이안의 눈 또한 비례하여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