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중에서 “저는 살인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어요.” 조이스가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해, 조이스.” 교사인 휘태커 양이 말했다. “정말 봤어요.” 조이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정말 봤다고? 누군가 살인하는 광경을 진짜 봤단 말이야?” 캐시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조이스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그럴 리가 있니. 말도 안 된는 소리 하지 말거라, 조이스.” 드레이크 부인이 말했다. 사다리 위에 서 있던 열일곱 살 소년이 흥미롭다는 듯 내려다보며 물었다. “어떤 살인이었는데?” “난 못 믿겠어.” 비어트리스가 말했다. “물론이지. 저 애는 이야기를 꾸며 내고 있어.” 캐시의 어머니가 말했다. “아니에요. 전 분명히 봤어요.” “그럼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니?” 캐시가 물었다. “그때는 그게 살인인 줄 몰랐으니까. 나중에야 그게 살인이었다는 걸 알았어. 한두 달 전에 누가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났거든. 내가 본 건 살인이 분명해.” “이봐, 다 지어낸 이야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앤이 말했다. “언제 있었던 일인데?” 비어트리스가 물었다. “몇 년 전에요. 그때 난 정말 어린아이였어요.” 조이스가 대답했다. “누가 누굴 죽였는데?” 비어트리스가 물었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예요. 모두 너무해요.” “하지만 어쨌든 조이스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애 혼자 집에 간 겁니까?” “아니요. 그 애는 집에 간 게 아니었어요.” 올리버 부인의 목소리가 또다시 떨렸다. “우리는 결국 그 애를 서재에서 발견했어요. 누군가 서재에서 그 짓을 한 거예요. 사과 건지기 말이에요. 양동이가 거기 있었어요. 커다란 아연 도금 양동이요. 플라스틱 양동이는 쓰지 않기로 했거든요. 플라스틱 양동이를 썼다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별로 무겁지 않거든요. 뒤집혔을 테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푸아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거기서 그 애를 발견했어요. 누군가, 누군가 사과를 띄운 물속 깊숙이 그 애 머리를 밀어 넣었어요. 그렇게 양동이 밑바닥까지 밀어 그대로 누르고 있었으니 당연히 죽죠. 익사래요, 익사. 고작 물이 가득 든 아연 도금 양동이 속에서 말이에요. 무릎을 꿇어 사과를 물려고 하다가 그런 거예요. 이제 사과라면 끔찍해요.” 올리버 부인이 말했다. “사과는 두 번 다시 쳐다보고 싶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