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하게 부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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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꽃딱지를 뗀 구두 디자이너, 송지혜. 그의 눈빛은 성적인 고문이다. 심장을 헤집는 눈빛이 왜 저렇게 색정적인지. 공기 자체를 부담스러울 만큼 낯설고도 위험한 분위기로 바꿔 놓는 대단한 남자다. 이러니 경계할 수밖에. 자신의 안에 이렇게 미친 듯이 욕정 덩어리가 상주하고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가슴 끝이 뾰족하게 곤두서는 데다, 축축한 늪지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나왔다. 잔뜩 위험해지고 싶다. HY그룹 부사장, 우종후. 13년 만에 맞닥뜨린 그녀는 미치도록 야하고 뇌쇄적이었다. 순수했던 17살의 그녀가 서른이 되어 그의 품안에서 새빨갛게 피어올랐다. ‘빌어먹을!’ 섹스를 하면 더 이상 송지혜에게 관심이 남지 않을 줄 알았다. 다 태워 버리면, 재가 되어 호기심 따위는 남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째 덫에 빠진 기분이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맹독을 건드린 기분이랄까.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간 듯한, 굴욕적인 예감이 들었다. ‘너무…… 재밌잖아!’ 미친 섹스였다. 이런 여자의 몸도 처음이고, 저렇게 퇴폐적인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송지혜는 더 자극적이고 은밀해서 또 한 번 더 괴롭히고 싶어졌다. 그녀의 귓불을 핥고 빨면서 나직하게 주문을 외웠다. “너…… 내 여자 해라.” -본문 중에서- 별수 없이 뒤로 돌아선 그녀가 입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녀의 나신이 눈앞에 드러난 순간 그가 두 번째 명령을 했다. “아무거나 하나 신어.” 어엉? 자신도 모르게 물개 같은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낼 뻔했다. 다 벗은 몸에 구두는 왜 신으라는 거지? 고개를 살짝 돌려 그를 쳐다보자 종후가 턱을 괴고 관능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전에 본 적 없는 눈빛이다. 눈동자 깊은 곳에 반짝거리는 기대감과 욕정이 넘실거리는 걸 보니, 정말 원하는 걸 해 줘야겠다는 강한 욕구가 솟구쳤다. 그녀는 구두를 유심히 보다가 은퇴를 앞둔 유명한 디자이너가 마지막으로 명품 브랜드를 위해 디자인했다는, 세상에 딱 천 개만 판매를 했다는 구두를 올려다봤다. 아름다운 실루엣이 매력적인 레드힐이었다. 평범한 라인이지만, 숙련된 디자이너가 사람의 발에 가장 아름다운 라인을 살린 힐로 발이 들어가는 순간 매혹적인 라인이 인체의 라인과 겹쳐져 한 몸이 되는 스타일이 압권이라는 평이 나오는 구두였다. 지혜는 손을 뻗어 한정판 레드힐을 손에 쥐고 그걸 내려 발을 꿰어 넣었다. 구두에 발이 들어가자마자 천천히 허리를 곧추세우게 되고, 자세도 맨발로 있을 때와는 달리 좀 더 왜곡된 몸매를 만들도록 허리에 양손을 얹고 어깨를 살짝 내렸다. 그렇게 서자, 종후가 피식 웃었다. “너 정말…… 하이힐이 잘 어울리는 다리 라인을 가졌구나.” 다리 라인에 대해서는 칭찬을 정말 많이 받아 봤다. 하지만 이렇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받는 칭찬은 묘한 떨림을 느끼게 했다. 그녀는 가슴을 한 손으로 덮어 가린 채로 몸을 옆으로 틀어서 서 있었다. 그에게 몸의 주요 부위를 전부 보여 주는 건 아무래도 염려스러웠다. “나한테 걸어와.” 난감하다. 이젠 앞모습을 다 보여 줘야 하는 거라 선뜻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를 길게 뻗어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가자 그가 한마디 했다. “편하게 왔다 갔다 해 봐. 네가 자연스럽게 걷는 걸 보고 싶어.” 다시 머뭇거리다가 다리를 뻗어 자연스럽게 걸어 보려 노력했다. “팔도 편하게.” 요구 사항이 한도 끝도 없다. 이번엔 팔을 내리고 편안한 자세로 방 안쪽을 오락가락했다. 몇 분이 지나자, 구두에 발이 적응되면서 걸음걸이는 한없이 자유로워졌다. “멋있다.” 그의 말에 우뚝 걸음이 멈추고 말았다. 다 벗고 이렇게 걷는 이상한 순간에 대한 감상평이 실로 놀랍기만 했다. 놀라서 그를 빤히 쳐다봤다. “나랑 섹스할 때도 구두는 벗지 마.” “다칠 수도 있는데…….” “내가 알아서 해. 네 몸의 일부인 양 계속 신고 있어.” 드디어 종후가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입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의 페니스가 터질 듯이 확장되어 있는 걸 보니 살짝 겁이 났다. 저렇게 위풍당당한 채로 발기한 그의 페니스를 보는 건 무서운데 막상 그걸 안으로 들여놓으면 왜 그리 미치게 즐거운 건지. 처음 관계를 맺은 사람답지 않게도 그의 맛에 흠뻑 빠진 게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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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邂伊:너를 만나다) 붉은이라는 필명으로 먼저 선보임. 뜨겁고 격렬해서 붉은 숨결이 만져질 듯한 로맨스를 그려보고 싶다. 완결작 아름다운 사내의 유혹 그대 내게 닿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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