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피부에 오뚝한 코, 위로 살짝 비뚤게 올라간 불그스름한 입술.
한 회사의 중역이라기보단 언젠가 우연히 훔쳐보았던 플레이보이지 모델 같았다.
내 마음을 더듬어 보았다. 울컥하는 게 있는지 없는지.
“그래도 저 때문에 사무실이 깨끗하잖아요.”
없다.
“마침 잘 왔다. 안 그래도 여기가 묵직했는데.”
욕구를 풀어내기 쉬운 인형이 아니더라도, 다른 의미로도 내가 좋아요?
…당신과의 아이가 생겼는데.
—이 번호는 없는 번호이므로…….
이 사람을 떠나기 전에는
그가 이런 얼굴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다른 남자가 있다면.”
말이 뚝 끊겼다. 그의 이마에 선명한 주름이 그어졌다.
“내가 그 새끼가 해주는 것보다 더해줄 테니.”
“…….”
“돌아와.”
즐겁고 행복한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함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