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잔인한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상의 이야기이며 특정 지역이나 종교를 비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한국의 지역과 장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모든 장소가 실재하지는 않습니다.
평화로운 서울에 창궐한 좀비 바이러스.
한국은 좀비를 ‘먹보’로 명명했으며, 사투 끝에 먹보 소탕에 실패한다.
-국민 여러분, 우리 정부는 9월 30일, 서울과 함께 한반도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전남으로 오십시오.
-전남 목포 목포항에서 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 살아서 만납시다.
특전사 출신의 무뚝뚝한 경호원 신후.
차가운 얼굴에 장난기 많고 비위는 약한 상사 태백.
태백은 살기 위해, 신후는 태백을 살리기 위해,
두 사람은 함께 혼란의 세상을 헤쳐나가게 된다.
“만약에 날 구하다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 같으면, 그땐 날 버려요. 거기까진 안 바라니까.”
애써 덤덤하게 말하는 태백에게,
“혼자 두지 않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버리고 가지 않을 겁니다.”
신후는 특유의 담담한 말투로 대꾸했다.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태백은 신후의 무심함 속에 숨겨진 다정함을 발견하고,
신후는 태백이 저돌적으로 퍼붓는 애정에 스며든다.
“나 형 좋아한다니까? 며칠 안에 사랑도 할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이 와.”
“…….”
“그리고 아마, 형도 날 사랑하게 될 거예요.”
태백은 막 첫사랑을 시작한 소년처럼 웃으며 당차게 사랑을 고백했다.
신후는 대답 없이 웃어 주었다.
그런 두 사람 주위로 먹보들이 몰려들었다.
죽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우리 모두 살아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