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같은 꿈을 꾸는 여자 진연. 지독한 악몽 때문에 현실이 고달픈 것인지, 현실의 고달픔을 위로받으려 더 아픈 꿈을 꾸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자신처럼 힘겹게 살아가는 꿈속의 그가 아프지 않았으면, 그럼 저도 더는 괴롭지 않을 것 같다. 부모의 부정 속에 태어난 불운의 왕족 왕순. 고려 왕실로부터 버림받은 외로운 삶 속에 유일한 벗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은 제석천. 허상을 향한 덧없는 바람들이 이뤄지지만 그것을 계속 지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기만 하다. 혼란의 시간을 헤매는 두 남녀. 아름다운 꿈이기에 홀렸고 그것이 꿈이 아니기를 바랐다. 시간을 되돌려 운명을 마주했지만 정한 인연이 끝나고 남은 것은 역사 속 작은 이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