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입술을 훔쳐

· 더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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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고 작위까지 있는 남자가 못 할 일이 없잖아요?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숨어 있는 것처럼요.” “네가 건드린 장미가 어떤 가시를 지녔는지 제대로 보여 주지.” 최고의 날이었어야 할 19세의 생일. 어린 치기에 던진 말이 그녀의 행복할 삶을 빼앗아갔다. “아도니스 테넌트. 그분께서 네게 청혼하셨다.” 그와 그날 그렇게 엮이는 게 아니었다. 지독히 운이 나쁜 사고였는데 그 결과가 이렇게 잔인하게 온 것이었다. “한 달 주지. 그 안에 결정해. 내 아내로 살 건지, 내 하녀로 살며 네 모든 권리를 포기할 건지.” 백작이 된 패륜아, 대부호, 칼 같은 사업가 아도니스 테넌트. 가난한 남작가의 사랑받는 막내딸 스텔라. 둘의 연관성은 전혀 없었다. 그날의 운 나쁜 사고만 아니었다면. 돈에 팔려 한 결혼으로 온실 속 화초였던 남작가의 영애가 하녀의 하녀로까지 몰락했다. 기한은 한 달. 그에게서 도망칠 것인가 그의 꼭두각시 아내가 될 것인가. 그녀의 선택은? [본문 내용 중에서] 예고도 없었다. 그의 분신이 그녀의 중심을 찌르듯이 밀고 들어왔다. 하지만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스텔라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통을 참아 냈다. 다시 눈물이 났다.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눈물 나게 아팠다. “참지 말고 신음해.” 그가 아까 했던 명령을 반복했다. 그가 둔부를 뒤로 빼더니 다시 강하게 들어가려고 애썼다. 스텔라는 그의 말대로 참지 못하고 소리치듯 신음했다. 너무 아파서 참을 겨를도 없었다. “아앗!” 막대기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그녀의 중심을 비집고 들어오려 했다. 하지만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의지가 아닌 몸의 의지였다. 그가 다시 뒤로 물러나며 더욱 세게 내달렸다. 쑤욱! “아흣!” “흡…….” 두 사람의 입에서 힘겨운 신음이 침대로 쏟아져 내렸다. 스텔라는 자신의 몸을 가르고 들어온 낯선 침입자가 그저 버거웠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며 중심에서의 통증만이 정신을 지배했다. 아까의 야릇한 전율이나 몽환 같은 찌릿찌릿함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그가 서두르지 않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느릿하게 몸을 뒤로 뺐다, 앞으로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읏…….” 하지만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다물고 있어야만 했다. 고통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몸이 점점 위로 밀려갔다. 그녀의 생각이 아닌 몸이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다. 생각은 이미 아무것도 없었다. 참는 것뿐이었다. 탁. 그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놀란 그녀가 눈을 뜨자 그가 그녀의 몸에 들어간 채 나직하게 말했다. “첫날이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가 몸을 뒤로 물렸다. 그녀의 몸에 있던 그의 분신이 사라지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온몸의 힘이 쑥 빠져 버렸다. 그는 그대로 방을 나갔다. 스텔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침대 위가 그녀의 엉덩이를 중심으로 붉고 어지럽게 물들어 있었다. 참으로 처참해 보이는 혈흔이었다. 첫 키스, 첫날밤. 그 황홀한 단어들이 물거품처럼 머릿속에서 사라져 갔다.

About the author

커리 늘 새로 태어나는 작가와 작품이 되고 싶다. 아울러 나의 독자들과 영원한 인연을 맺고 싶다. ▣ 출간작 내 비서가 싫은 여덟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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