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누구세요……?” 남자가 예쁜 눈을 휘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남편.” “뭐……라고요?” 나는 남자의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눈앞이 하얘졌다. ‘나, 남편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 마지막 기억은 바람둥이 전남편과의 이혼이었는데, 일어나 보니 다른 남자의 품! ‘저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거로 알게요. 인생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의미…… 맞죠?’ 쓰레기 남편도, 시어머니도 없는 스물여덟의 삶도 고마운데 끝내 주게 잘생긴 새 남편(?) 차민까지. 승희는 그와의 하루하루를 보내며 기억을 더듬는다. “우린 늘 이 침대에서 사랑을 나눴어.” 낯부끄러운 얘기에 나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 그건 기억이 있을 때 얘기죠. 지금은 다르잖아요.” “뭐가 다르다는 거지? 기억이 없다고 해서 네가 내 여자가 아닌 건 아닌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