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표님이 그렇게 성질이 나쁘세요?” 호식이 천재제약 이사라는 걸 차트에서 보고 하율은 은근히 천재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졌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역시 하룻밤이라는 게 그렇게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꾸 천재혁이 생각나고 궁금했다. “아, 말도 말아요. 아주 성질 드러운 걸로 치면 따라갈 사람 없을 겁니다. 내가 실수를 좀 했다고 나를 벽에 집어 던지고.” “집어던져요? 아니 그렇게 힘이 세단 말이에요?” “힘만 센 줄 알아요? 늑대 혈족이라 그런지 다혈질에다가…. 하지만 그놈도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벗어나지도 못하겠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각인되다니?” “아잇, 늑대 혈족인 애들이 다 그래요. 바람둥이 같고 힘이 넘쳐나서 어쩔 줄 모르지만, 진짜 한 여자한테 각인되면 평생 그 여자한테 벗어나질 못하거든요.” 그 말을 듣자 하율은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며칠 전 격렬했던 정사가 떠올랐다. 하율은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래야 피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각인이라는 건 어떻게 되는데요?” “그게 뭐 단순히 섹스 한다고 각인되는 것도 아니고….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 그 순간에 완전히 그 여자한테 사로잡혀야 하는 거죠. 상대 여자가 아마 무슨 표시가 남도록 강렬한 어떤 자극을 줄 거예요. 이로 물어뜯는다던가. 손톱으로 살을 후벼 판다던가.” “네?” 점점 더 겁이 났다. 분명히 물어뜯고 손톱을 박았던 거 같다. 에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