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메모를 남겨야 돼요? 그냥 하룻밤으로 끝날 수 있는 인연이었는데.” 본명도 알려주지 않고 딱 그 밤을 그렇게 보내고 잊으려고 작정했는데... 미친다. 정말. 어쩌자고 딱 내 담당 환자로 온 거야? “원나잇이라. 그런데 그게 아니잖아. 봐. 우리가 인연이 아니라면 이렇게라도 우연히 만날 수가 있나? 건장한 내가 한국에 와서 외삼촌 권유로 단 이틀 입원해서 건강검진 받자고 왔는데 여기서 딱 여희주 씨를 만났으니 말이야. 그러니까 당신 생각은 잘못된 거지. 우리는 그렇게 하룻밤 인연이 아니었던 거야.” “그럼 뭐요? 그럼 뭔데요? 사귀기나 하자고요? 아니면 하룻밤은 안 되니까 이틀 밤, 삼일 밤 뭐 그런 식으로 보내자고요?” “물론이지.” 그렇게 다가와 놓고는, 피하고 싫다는 사람을 그렇게 흔들며 다가와 놓고는 그것도 모자라 그런 선물까지. “부담스러워서 못 받아요.” “왜 못 받는데? 선물로 집을 사주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어!” 강남에 30억이나 하는 집을 떡하니 계약해놓고 명의를 주겠다는 그. 그런 그에게 어떻게 결혼을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사랑한다고 했잖아. 결혼이 그렇게 중요한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