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는 까마귀 2 (완결)

· 은혜 갚는 까마귀 Book 2 · 조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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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일 없어야겠지만, 존나 골 때리는 일 생기면 한 번은 불러.]


2년 전, 목숨을 빚졌던 세아의 조모에게 내밀었던 백지수표는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홀로 남겨진 채 위기에 놓였던 세아는 태석의 제안으로 동거를 시작하는데…….


“괜찮겠어? 질 나쁜 놈이랑 같이 살아도.”

“이미 같이 살았었잖아요.”


보름도 채 되지 않았던,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잊지 못할 한여름 밤의 추억.


“……지켜주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는 어느새 발간 봉숭아 꽃물처럼 그에게 다가와 물들고 있었다.


*


2년 전 그때, 실은 나도 네게 끌렸었다.

자그만 손을 맞잡아보고 싶어서, 봉숭아 꽃물을 들여 달라 어쭙잖은 수작을 부렸었다.

이따금 늦은 밤 혼자 걷던 네 걸음을 느리게 동행해주었었다.

다른 남자와 나란히 하며 웃던 네 모습을 본 날은 며칠 내내 체한 듯 기분이 좋지 않았다.

꾸준히도 그 이면을 감추고 이성을 앞세웠다. 너를 위해서.

그런데 어제, 덕분에 처음으로 이기적인 생각을 해보았다.

이전과 달리 모든 걸 다 알면서도 겁도 없이 부딪쳐 온 널 안지 않을 이유에 대해.


[본문 中]


세아는 일순 흐릿해진 시야를 정돈하려 눈을 깜빡거렸다. 그런데 미처 시야가 정돈되기도 전, 며칠 전처럼 몸이 당겨지는가 싶더니 눈가가 아닌 입술로 그 뜨거운 열기가 닿았다.

“으, 흡!”

단단한 손끝이 아닌, 술인지 담배인지 모를 알싸한 향을 머금은 뜨거운 입술이.

충돌하듯 급작스레 맞물린 입술을 가뭄의 단비처럼 게걸스레 감쳐물고 탐하던 태석은 이내 부드럽게 입술을 떼어내며 나붓이 벌어진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쪽, 쪽 소리가 나도록 머금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 눈을 크게 뜬 채로 굳어버린 세아는 마치 아주 맛있는 디저트를 맛보듯 제 입술을 입에 넣고 물고 빠는 태석을 믿을 수 없단 듯 응시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달콤하게 물고 애가 타도록 혀를 움직이며 자극하는 키스에 가슴이 죄고, 머리끝이 쭈뼛거렸다. 이대로 매달리고 싶을 만큼.

그 간극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세아를 귀엽단 듯 응시한 그는 굳은 뺨을 어르며 소곤거렸다.

“달아서 맛있는데, 계속 먹게 입술에 힘 좀 풀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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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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