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짜 부부가 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애초부터 사랑이 가능한 상대가 아니었다. 화려하지만 방탕한 꽃. 쓰레기라 불리는 정태건이란 남자는. 연우가 이 결혼을 택한 이유였다. “조건이 있어요.” “말해봐요.” “2년 뒤에 깔끔하게 이혼해 줘요.” 어차피 연우에게 이 결혼은 2년짜리 산소 호흡기였다. 숨만 쉴 수 있으면, 그거로 충분했다. 그런데 개 같은 조건이 따라붙었다. “이혼하고 싶으면, 내 아이를 낳아요.” 태건은 느긋했다. 마치 식사를 끝낸 배부른 육식동물처럼. “또한 계약 이행에 필요한 행위는 적극적으로 임할 것.” 각자의 목적이 분명했던 정략결혼은, “물론, 피임도 안 되고.” 자신을 미끼 삼아 인생을 구원하고자한 연우의 동아줄이었으며, 태건이 계획한 치정극이자 목숨을 내건 자구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