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희야, 안녕.”
곧 자신의 오빠가 될 남자. 권인호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식사 내내 머금고 있던 미소, 진중하면서도 고아한 분위기.
하지만…,
“서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마당에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거. 네가 내키지 않으리란 거 알아. 하지만, 구태여 그런 걸 내색하면서 집안 분위기 망치지는 말자.”
가까이서 마주한 그는 열기와 싸늘함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었다. 그 모순의 간극은 두려울 정도로 분명했다.
수희의 태도를 짚고 넘어가는 저음은 나른하면서도 여유로웠다.
한데 왜일까. 이런 모습이 권인호에게는 더욱 잘 어울리는 듯해 수희는 격동하는 가슴을 내리눌렀다.
그 떨림은 우애 좋은 남매가 된 어느 순간, 다른 방향으로 불티를 튕기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내게는 너만이 유일해, 수희야.”
“…오, 오빠….”
“오래전부터 너와 이러고 싶었어.”
심장이 팍, 터져 나가는 느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