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더 세게 이를 악물었다. “아아앙!” 간드러지는 여자의 신음성을 끝으로 동물적으로 움직였던 움직임이 뚝 멈추고 나신으로 합쳐진 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거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거절하며 민준이 한 말이었다. 그 말을 되새기며 수현의 가슴은 두려움에 떨었고 얼굴은 창백하게 변해갔다. 그건 바꿔 말해 민준이 사랑하지도 않은 자신과 결혼했다는 의미였다. “깊은 관계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옳지.” “……혹시 사랑하는 분이 있으세요?” 지옥을 빠져 나오기 위한 수현의 선택처럼 민준에게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저만 생각하다 놓치고 만, 아니 그가 미처 말할 수 없는 속사정은 머릿속에서 받아들이기 전에 그녀의 입을 통해 먼저 튀어 나왔다. “그래 사랑하게 된 사람이 있단다. 아주 사랑스럽고 고귀한 사람이지.” 감히 민준에게 기대를 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어버렸다는 생각도 진심은 아니었나 보다. “죄, 죄송해요. 사랑하는 분이 계신 줄 몰랐어요. 정말, 정말로…….” 지혜인의 로맨스 장편 소설 『파괴 (破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