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 수 없다면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그 남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의 형이었는데….

사랑하는 여자를 형수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된 남자, 한건우.

형의 아내인 이정인을 가슴에 담은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자신의 출생에 얽힌 아픔으로 동생의 모든 것을 빼앗아야 했던 남자, 한진우.

동생의 연인도, 동생의 아이도 전부 빼앗았으나,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만큼은 뺏어 올 수 없었다.

*

“으음…… 건우 씨! 그래, 그렇게…… 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강하게 으음…… 너무 좋아!”

끝도 없는 파란 파도가 나를 집어삼킬 듯 덮쳐 올 때였다. 한껏 욕망에 달뜬 내 신음 소리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차가운 남자의 저음이 들렸다.

“당신에게도 이렇게 음탕한 모습이 있었나? 원래 그런 여자였어? 아니면 형이 당신을 이렇게 변화시킨 거야?”

30살까지 남자조차 몰랐던 순결한 처녀였던 내가 어둡고 습한 이곳에서의 현실의 모습은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

“항상 그렇게 나를 생각하며 하는 건가? 내 형과 섹스를 나눌 때에도 나를 생각하고 하나? 그렇게 열에 들떠 내 이름을 부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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