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덫 4

· 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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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 하러 내 인생에 오점을 남기겠어.” 윤세준의 차디찬 한 마디에 정아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배에 품은 아이를 지울 수 없었다. 그에게서 도망친 새벽, 아진은 부르지도 않은 배를 감싸며 다짐했다. 윤세준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눈물짓지도, 또 멍청하게 누군가를 사랑하여 제 모든 것을 내어주지도 않겠다고. * * * 5년 후. 한 저택의 가정부로 들어간 아진은 딸, 지율에게 사랑을 주며 키우는 것에 여념이 없다. 이제야 겨우 삶에 깃든 평온은 3개월 만에 저택으로 돌아온 '사장님'에 의해 무너지고 마는데... “얼굴이나 좀 봅시다.” 아마 아진은 몇 시간 동안 대리석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을 구둣발로 짓밟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오랜만에.” 아진의 뒤에 선 남자는 물끄러미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 뒤태를 잊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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