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고 고약한 가난의 냄새를 끌어안고 죽지 못해 살았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고,
탈출하려 발버둥을 칠수록 더욱 지독한 썩은 물에 잠겨 가는 이설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진.
“오늘부터 우리는 매일 섹스하게 될 겁니다. 오로지 임신을 위해서. 다만. 몇 가지 그쪽이 지켜 줘야 할 게 있습니다.”
창화 그룹 오너 일가이자 창화 물산 대표, 우태건.
어마어마한 액수를 대가로 임신을 제안하는 그의 손을 덜컥 잡은 건
이설에게 있어 차마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불순종적인 본성을 거스르고, 돈 앞에 순종할 만큼.
또 설령 더 헤어나기 어려운 나락이 찾아올지언정.
“더 하고 싶어요.”
“얼마나 더.”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안 그런 척 순진하게 굴 땐 언제고, 야해 빠졌네요.”
음란하기 짝이 없는 일에 이토록 빠져들리라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아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