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약탈 [삽화본] 2

· 로아
5.0
4 шүүмж
Электрон ном
419
Хуудас

Энэ электрон номын тухай

“이거 열 뻗치네.” 침대에 팽개쳐진 나는 작은 동물처럼 몸을 옹송그렸다. 시커먼 소용돌이와 같은 눈동자가 날 내려다보자 핏기가 사라진 입술이 저절로 뒤떨렸다. “도망가더니 애까지 배고 말이야.” “.......” “너 때문에 눈깔 뒤집힌 새끼는 어쩌라고. 안 그래, 여보?” ‘여보’라는 웃기지도 않는 호칭을 들으며 실소했다. 왜 저따위로 부르는지, 짜증스러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짜증보다 더한 건 단연 서글픔이었다. “......흣.” 아직은 임신 티가 나지 않는 반반한 배를 그러안았다. 바닥엔 산모 수첩이 떨어져 있었고, 손톱보다 작은 아기집이 찍힌 초음파 사진이 내보였다. 그걸 본 나는 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내가 왜, 내 배 아파 낳은 아이를 당신한테 왜 줘야 하는데.” 두려움에 침식된 목소리가 떨렸으나 올려다보는 눈빛만은 날이 선 채였다. 그래야만 벗어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해 노려보았다. 진창으로 얼룩지고 다 늘어난 티셔츠를 입은 나와 다르게 차 한 대 값은 족히 나갈 슈트를 빼입은 그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화를 내지도, 슬퍼하지도, 그렇다고 짜증스러운 낯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무미한 얼굴이었다. 제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양, 눈썹 하나 찌푸리지 않은 채 읊조렸다. “네 배에서 나올 새끼니까.” 불쑥. 크게 한 발자국 걸어 다가오는 몸체에 어깨가 한껏 움츠러들었다. “홍시호 네가 내 거니, 애도 당연히 내 거거든.” 제아무리 당당한 체를 한들, 나는 이 남자가 두려웠다. 날 때부터 이길 수 없는 존재. 어떤 짓을 해도 뛰어넘지 못할 사람이 바로 진도헌이었으니.

Үнэлгээ, сэтгэгдэл

5.0
4 шүүмж

Зохиогчийн тухай

필명 : 장스리 귀엽고 섹시한 로맨스에 진심인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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