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위해 시작했던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오랫동안 꿈꿔 온 쥬얼리 디자이너가 된 소은은 쥬얼리 브랜드 ‘The Queen’에 입사해 기억 속의 소년을 만났다. “의외야. 널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 “선생님이 좋아하셨던 거잖아요. 계속 생각했어요. 이쪽 분야에 있으면 언젠가는 만나지 않을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끝내 지켜 주지 못해 마음에 계속 남아 있던 소년, 담호. 다시 만난 그의 눈에선 더 이상 여린 소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보고 싶었어요.” 사제지간에서 직장 선후배로, 11년 만에 뒤바뀐 관계에 소은은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지만 그는 그런 마음과는 관계없이, 자꾸만 한 걸음씩 거리를 좁혀 온다. “사제 관계는 이제 끝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