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한테 거짓말하면 안 돼.” “네?” “난 거짓말하는지 안 하는지, 눈을 보면 다 알거든.” 상사이지만, 윤재가 엉뚱하다고 나연은 생각했다. 복화술을 할 줄 아냐는 둥, 귀신을 볼 줄 아냐는 둥, 황당한 소리를 늘어놓던 첫 만남을 떠올린다. 그래도 지금은 회사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마음이 착착 통하는 것 같은 그였다. 그러나 윤재에겐 나연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는데. 바로 이사로서, 인턴 나연의 주변을 맴돌며 뒷조사 중이었던 것. ‘엄마야, 스타킹 찢어졌어! 아휴.’ “…….” ‘아, 오늘따라 너무 힘드네. 졸려워. 자고 싶다!’ 윤재는 알아야 했다. 자신이 왜 그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건지. 그러다 어느 순간, 나연은 들리지 않으면 듣고 싶고 보이지 않으면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 그의 귓가에 맴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