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 (妾) 1 (개정판)

· 첩 (妾) (개정판) Book 1 · 로맨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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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이상〉 “사모님, 교양 없게 그렇게 갑자기 소리 지르면 어떻게 해요? 애 놀라잖아요? 그리고 제가 언제 이혼해달라고 했어요? 전 단지, 부장님과 저와 나누었던 순수한 사랑을 불륜이란 끔찍한 낱말로 매도하지 말아달라는 거예요.” 자상했던 남편이 내던진 사랑했던 16년. 정수리까지 차오른 분노와 독기. 숨이 차고 가슴이 조이고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질 수록 가슴 안에 타오르는 강렬한 불덩어리. 태어나 처음 품어보는 이 낯선 것들을 어떻게 뱉어내야하는지 그녀, 유경은 모른다. 안락하지만 자신을 감추고 속이고 살아왔던 유리의 성을 뛰쳐나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유경. 그녀의 곁에는 태산같이 크고 대지처럼 따스한 '그'가 있었다. “정말 보일까요? 꽃밭도, 무지개도, 나를 포근하게 감싸 줄 따뜻한 양지도.” 석규가 등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보이고말고. 그것들은 항상 네 주위에 있었지만, 유경이 네가 못 본 거야. 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녀가 간절하게 말했다. “지금 볼 수 있을까요? 밤이지만, 어둡지만, 지금 내가 숨 크게 쉬고 눈 번쩍 뜨고, 목 쭉 뽑으면 보일까요?” 석규가 더욱 더 따스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언제든. 네 마음의 준비가 끝나면, 언제든.” 그가 살포시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물었다. “보여?” 두 볼에 커다란 눈물방울을 도르르 굴려 내리며 유경이 대답했다. “네.” “꽃밭도? 무지개도?” “네.” “빛살 좋은 양지는? 따뜻해?” “네, 너무 따뜻해서 눈이 부셔요. 그래서 자꾸만 눈물이 나요.” 그가 그녀를 가슴에서 살며시 떼어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이 그녀의 젖은 눈 위로 나붓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눈물을 핥는다. 그의 죄 없는 혀가 그녀의 눈물을 받아낸다. 그는, 사랑이었다.

About the author

이선혜(블랙) [시작은 미비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창대한 끝을 향해 지금도 고군분투 중. 출간작 [첩] [운명처럼] [카사노바 & 쇼걸] [회색 겨울] [미운 정 고운 정] [하늘정원] [뻔뻔한 남자] [악연 혹은 인연] [우리가 다시 사랑하기까지] [발칙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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