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이웃집엔 이상한 여자가 산다. 머리는 폭탄이라도 직접 맞은 것처럼 엉망인데도 창피한 줄 모르고,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음식을 하는 통에 복도에 온통 냄새를 배게 하고도 미안한 줄 모르고, 나이도 꽤 든 주제에 유치하게 초인종 누르고 도망치는 짓이나 하는, 민폐를 왕창 끼치는 주제에 오히려 그에게 큰소리를 쳐대는 괴상망측한 여자. 게다가 쓸데없이 집요하고 성질도 안 좋다. 눈만 부딪치면 시비에 큰소리, 치사하게 먹을 것으로 차별도 한다. 어느 것 하나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 송가영. 그런데 이 여자에게 조금씩 익숙해진다. 이웃집엔 못된 놈이 산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질 정도로 바람직한 몸매에 얼굴을 가진 주제에 성격은 몹시 까칠한, 자신이 아플 때 도와주기에 그래도 아주 나쁜 놈은 아닌가 했더니만 유일한 그녀의 직장을 단순한 착각을 이유로 확 날려 버린, 그런 주제에 죽어도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는 고집 불통의 남자. 가영의 자존심과 불뚝 성질을 박박 긁어 대는 남자, 원시우. 그런데 자꾸 대하다 보니까, 거참 신기하게도 이 남자가 마음에 조금씩 들어온다. 이선혜(블랙)의 로맨스 장편 소설 『미운 정, 고운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