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왜 하필 서우주란 말인가. 왜 하필 서 사장의 딸이란 말인가. 몸만 오는 건 안 된다. 전부 다, 내게 와야 한다.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입술은 다른 사람한테 고백을 하고, 눈만 나를 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언제쯤이면 그런 날이 올까. 지난 시간들을 몽땅 털어 버리고 온전히 내게 오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태건은 서늘한 눈빛으로 우주를 바라보았다. 눈앞에 우주가 있는데 지금 이 순간이 도무지 현실 같지 않았다. 긴 시간 바랐고,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우주가 손 안에 들어왔다. 내 우주가. “지금쯤 서 사장도 알고 있을 테지. 내가 던진 미끼가 독이었다는 걸. 왜 독이 든 미끼를 던졌는지도.” 왜 하필 넌 서대규의 딸이 되었을까? 다른 사람도 많은데, 왜 하필……. 적당한 때를 기다린 맹수처럼 그는 가차 없었다. 드러내놓고 단번에 목을 틀어쥐지 않고, 아주 야금야금 독을 먹게 했다. 상대가 알아서 꼬꾸라질 때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