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마음속엔 짐승이 살고 있다. 성지윤만을 안고 싶은 수컷이. 그녀는 10년간 딴 놈을 마음에 품어왔다. 목덜미를 물어뜯어 버리고 싶은 놈 딴 여자에게 한눈팔다 귀하디귀한 그녀를 놓친 머저리 때문에 눈물짓는 내 여자를 안아 주기 위해 천천히…… 움직였다. 10년간 가둬뒀던 마음을 풀어놓기 위해. 남재준이. “재준 오빠…….” 지윤는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목이 탁 막힌 것 같았다.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호흡이 자꾸 거칠어졌다. “난 네 오빠가 아니야.” 재준의 날카로운 음성이 지윤의 귀에 닿았다가 떨어졌다. “알아요. 하지만…….” 지윤이 반박하려고 하자 도중에 말을 자르고 재준이 치고 들어왔다. “지윤이한테 오빠가 있었어?” 재준의 질문에 지윤은 고개를 내저었다. 오빠는 없었다. 지윤은 괜히 자신의 아랫입술만 깨물어 댔다. “그런데 왜 자꾸 나한테 오빠라고 하는 거야?” 재준이 점점 더 자신에게 다가오자 지윤은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제 더 물러날 곳은 없었다. 등에 차가운 벽이 닿자 지윤은 마른 침만 소리 나지 않게 삼킬 뿐이었다. “입술.” “네?” 지윤은 재준이 하는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깨물지 마. 피가 나겠어.” “아…….” “피가 나면, 내가 참기 힘들어져.” “재준 씨라고 불러 봐.” “네?” 지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라는 말에 눈을 깜빡거리기만 했다. “오빠라는 호칭은 빼.” “오빠. 아니 재준 씨.” “그래. 만약 앞으로 오빠라고 부르면 내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감당하지 못해.” “어떻게 나오다뇨?” “궁금해?” “하나도 안 궁금해요. 오빠가 뭘 하든 내가……. 흡.”
Romance
About the author
이기옥 -서울여대 수학과 졸업. 두 딸의 엄마이자 멋진 남편의 아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평생 소녀이고 싶은 여자. 출간작 : 이방인, 하루, 키스는 영화처럼, 친구의 신부, 초콜릿빛 사랑, 유혹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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