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핸드폰 내놓지? 그거 분명히 초상권 침해야.”
“아무 데도 유포 안 했는데 초상권 침해가 성립되나요?”
“허락 없이 나체 사진을 찍는다든지 수치심을 자극하는 경우라면 성립될 가능성이 크지.”
“어머, 그래서요? 법정에 소송이라도 하시게요? 그럼, 하세요. 당신 올 누드가 법정에 증거 자료로 제시되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얄밉게 말하는 세영을 보며 채성은 머리가 지끈거려 한 손을 이마에 얹었다.
“그래, 그걸로 뭘 하려고? 내 나체 사진이 그렇게 갖고 싶었어? 너 변태냐?”
채성이 수치심을 자극하려 비웃는 표정으로 말하자 그녀는 도리어 빙긋이 웃었다.
“웃어?”
“당신 올 누드 보면서 혼자 응응응 할지도 모르겠네요.”
세영의 말에 채성은 멍청이처럼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혼자 응응응이라니… 그녀가 내뱉은 말이 그의 온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더니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저런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해부해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