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뭐예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매트리스가 출렁했다. 놀라서 소리치자 도영이 거칠게 숨을 쉬며 넥타이를 집어던지며 말했다. “뭐겠어? 네가 네 애인하고 늘 하던 짓이겠지? 왜 나하고는 하고 싶지 않나?” “뭐라고요?” 달리 무슨 말을 할 틈도 없었다. 바로 셔츠 단추를 신경질적으로 풀어 헤치고 도영이 그대로 작은 몸을 깔고 그 위로 엎드렸다. 가까이 다가온 그의 어깨가 이렇게 넓고 크다는 걸 처음 알았다. 술 냄새와 함께 진한 남자의 향이 다가오자 사랑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서류상 남편. 그러나 그건 그저 얇은 펜으로 쓴 글자만큼이나 가는 선으로 연결되었을 뿐인 멀고 먼 사이였다. 계약 결혼의 만기가 한 달 남은 때였다. 그녀를 그저 꼬맹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곱게 데리고 있다가 놔줄 생각이었던 꼬맹이를 찢어발겼다. 어이없는 오해와 치졸한 질투심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