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는 쓰러지기 직전의 회사를 살려야만 했다.
함정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만난 익명의 투자자는……
“오랜만이야, 윤설희.”
그녀가 버렸던 남자.
정태석이 5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어차피 내세울 거라곤 닳고 닳은 그 몸뚱이 하나밖에 없잖아.”
그가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윤설희.
“왜? 못 하겠어?”
태석은 이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처음 만났던 그날도
함께 손을 잡고 도망쳤던 그날도
나를 모욕하고 돌아섰던 그날도
그리고 지금도.
너는 여전히 눈이 부시도록 고결하고 아름다워서.
그래서.
“생각 없으면 나가. 선택은 어디까지나 네 몫이야.”
“좋아요. 받아들일게요.”
너는 내 손에 짓이겨지고, 망가져야만 한다.